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도입 후 카페 매출 실제로 어떻게 변했을까

ooogj 2025. 7. 18. 05:17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 자영업 영역, 특히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카페, 식당, 편집숍 등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종이 영수증 대신 모바일 결제를 권장하며, 무포장 디저트나 텀블러 사용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환경을 고려한 경영 방식이 매장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카페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가시화되기 쉬운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실천이 이뤄지고,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러한 실천이 과연 매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이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경영’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 고객 이탈, 운영 난이도 상승 등 부정적인 요소도 함께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방식을 도입한 국내 카페 사례를 중심으로, 실제 매출 변화, 고객 반응, 운영상의 변수를 분석하고, 제로웨이스트가 자영업 생존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게다가 정부의 규제 강화와 소비자 요구 사이에서 자영업자는 친환경이라는 이름 아래 의무와 책임을 떠안고 있는 현실에 처해 있다. 이는 단순히 도덕적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카페가 “지구를 지킬 것인가, 가게를 지킬 것인가”라는 고민 사이에 놓여 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 운영 방식 변화 다회용 컵 리필 구조 도입이 가져온 현실적 과제

 

제로웨이스트 도입의 출발점은 대부분 일회용컵 사용 제한이다. 특히 일회용컵 규제가 강화된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여러 카페는 텀블러 유도, 머그컵 사용, 보증금 컵 시스템 등을 시도해왔다. 일부 카페는 자체 브랜드 컵을 만들어 보증금을 받고 대여해주는 방식도 채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생각보다 운영 부담이 크다. 다회용 컵은 사용 후 즉시 회수 및 세척이 필요하며, 컵 분실이나 파손의 책임 문제도 발생한다. 특히 배달 주문이 많은 매장의 경우, 친환경 포장 용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기존보다 1.5~2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또한 무포장 디저트 제공은 비닐 개별 포장보다 위생 관리 기준이 높아야 하고, 텀블러 할인은 전체 객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운영자가 실질적으로 감내해야 할 추가 업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알바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다회용 컵 관리와 세척 업무는 고스란히 점주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소규모 매장은 별도 직원 없이 가족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실천 자체가 노동 강도 증가로 직결되는 셈이다. ‘환경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일손을 줄이고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역설로 이어진다.

제로웨이스트 도입 후 카페 매출

 

이처럼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단지 컵을 바꾸는 문제를 넘어, 주방 동선, 회전율, 위생 기준, 고객 응대 방식까지 구조적으로 바꾸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한 매장들은 오히려 고객 불편이나 운영 혼선으로 인해 실천을 중단하기도 한다.

 

매출 변화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제로웨이스트 카페 실제 사례의 양면성

 

서울 성수동, 망원동, 전주 한옥마을 등에서 운영 중인 소규모 독립 카페 10곳을 분석한 결과, 제로웨이스트 도입 이후 매출 변화는 매장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매장은 도입 초기 2~3개월 동안 기존 단골 손님의 이탈을 경험했다. 특히 텀블러를 지참하지 않은 고객은 컵 보증금을 추가로 내야 했고, 일부는 아예 구매를 포기하기도 했다. 또한 배달 고객 중 일부는 친환경 포장에 불만을 제기하며 재주문을 중단했다.

반면, SNS를 중심으로 친환경 실천 매장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고객층이 유입된 사례도 존재한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비건 소비자, 지속가능한 소비를 중시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은 ‘가치 소비’를 이유로 일부러 해당 매장을 찾았다.

이처럼 제로웨이스트 도입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선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일회용품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서, 고객에게 왜 이 방식을 택했는지를 설명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설계한 매장일수록 실제 매출 유지 혹은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결국 중요한 건 ‘제로웨이스트를 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설득하고 참여시키는가에 있다.

 

실천과 생존의 사이 지속가능한 제로웨이스트 구조를 만들기 위한 조건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윤리적인 방향이지만, 자영업자에게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단순히 환경을 생각해서 컵을 바꾸고 포장을 줄이는 것으로는 유지될 수 없다. 실천이 지속되려면 그것이 운영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of Operation)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여줄 공공의 지원 정책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컵 세척 기기 지원, 친환경 포장재 구매 보조금, 컵 회수 시스템 인프라 구축 등이 있다.

둘째, 소비자 교육과 인식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텀블러를 가져오지 않으면 불편하다는 불만보다는,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자연스럽게 안내하는 커뮤니케이션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제로웨이스트를 내재화시켜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매장의 철학과 운영 구조에 맞는 실천 방향을 정립하고 꾸준히 실행해야 고객이 신뢰하고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완벽한 실천보다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 컵 → 포장재 → 원부자재 순으로 단계적으로 실천 범위를 확장하면 직원 피로도와 고객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결국 함께 가야 하는 실천이다. 혼자 감당하는 실천은 오래가지 못한다. 카페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실천은 ‘함께 만들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