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어떤 역할을 할까

ooogj 2025. 7. 19. 08:31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는 한때 재활용과 분리배출을 넘어선 ‘쓰레기 없는 삶’을 지향하는 개인 실천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범위가 확장되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는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들은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상징처럼 기능하며, 수많은 팔로워에게 행동의 방향과 소비의 기준을 제시한다.

인플루언서 이들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 리필숍을 방문하는 브이로그,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 챌린지 등을 보여주며 ‘실천 가능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단순히 환경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이상형을 구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을까? 이들이 실천을 독려하는 긍정적 기제로 작용하는 동시에, 오히려 ‘완벽한 실천’이라는 압박감을 주거나 실천의 상업화를 가속화시키는 이중적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제 환경은 ‘지식’이 아니라 ‘연출되는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인플루언서의 역할은 점점 더 복합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회적 메시지로 진화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장벽을 낮추는 역할 가능성과 일상성을 보여주다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가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기여하는 가장 긍정적인 측면은 실천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 운동을 거창하거나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지만, 인플루언서들이 보여주는 소소한 실천은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인식을 만든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일상’이나 ‘무포장 채소를 천 가방에 담아오는 장보기’ 영상은 실천의 문턱을 낮추고,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시각적 학습과 행동의 모방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고 리뷰하며, 소비자에게 지속가능한 소비 선택지를 제안한다. 플라스틱 없는 치약, 천연 수세미, 고체 샴푸 등의 사용 후기와 실제 사용 모습을 통해, 친환경 상품의 접근성을 높인다.

이러한 방식은 실천을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환경 보호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나도 해볼 수 있다’는 용기를 제공한다.

특히 실천 초보자에게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인플루언서가 처음 실천을 시도했던 과정을 솔직하게 공유하거나, 실수와 실패를 담아내는 콘텐츠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실천은 경쟁이 아니라 지속의 문제이며, 다양한 사람의 참여가 가능해야 진짜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이상화가 부른 피로감 현실과 괴리된 이미지

 

반면, 일부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가 그려내는 ‘제로웨이스트 일상’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재사용 용기를 정갈하게 정리한 주방, 무포장 식재료로 꾸며진 냉장고, 플라스틱이 단 하나도 없는 욕실 등은 현실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다.

이러한 콘텐츠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완벽한 실천’을 강요하는 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시도하다가, “나는 저렇게 못하니까 실패한 것이다”라는 좌절감을 느끼고 실천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상화된 실천이 ‘공감’이 아닌 ‘비교’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환경을 위한 행동이 각자의 조건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원칙은 사라지고, 소비자 사이에 실천의 위계가 생기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일부 실천자는 스스로를 검열하거나, 반대로 환경 실천을 아예 외면하게 되는 양극화가 발생한다.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 제로웨이스트 실천

그 결과 ‘지속 가능한 실천’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 주가 되며, 본래의 목적은 점점 흐려진다. 진짜 일상은 피로하지만 그 안에서 실천은 시작된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넘어선 소비 유도 환경마저 마케팅이 되는 순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소비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플루언서 그들이 사용하는 제품, 추천하는 브랜드, 소개하는 리필숍은 곧 팔로워들의 소비 선택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추천이 때로는 ‘환경을 위한 소비’라는 명목 아래 또 다른 소비주의를 강화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잘 쓰고 있는 제품을 버리고 ‘제로웨이스트 버전’의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은 친환경 굿즈를 구매하는 행위는 본래 제로웨이스트가 지향하는 “덜 소비하는 삶”과는 모순된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광고성 콘텐츠를 제작하면서도, 이를 ‘나의 가치 실천’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그 실천이 상업적 목적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환경’이 아닌 ‘마케팅’의 언어로 번역되며, 가치보다 이미지가 소비되는 구조로 변질될 위험이 존재한다. 의도가 순수할지라도, 구조는 결국 시장의 논리를 따른다.

이러한 흐름은 환경 실천을 ‘트렌디한 콘텐츠’로만 소비하게 만들고, 실제로 실천을 지속하지 않아도 소비만으로 환경에 기여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실천 없는 구매는 착한 소비가 아니라, 또 다른 착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