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카페 창업 사례 분석 공간, 운영, 수익 모델

ooogj 2025. 6. 28. 14:44

카페 창업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사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카페 시장에서, 단순한 맛이나 인테리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그런 흐름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콘셉트가 바로 ‘제로웨이스트 카페’다.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운영 전반에 지속 가능성을 반영하고, 소비자에게도 친환경적인 가치를 경험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는 일반 카페보다 훨씬 더 높은 기획력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공간 구성, 재료 수급, 폐기물 관리,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운영 요소에 친환경 철학이 깃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브랜드 차별화와 고객 충성도 확보에도 유리하고, 지역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도 의미 있는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 창업 사례


특히 MZ세대 소비자들이 ‘경험 중심 소비’와 ‘가치 기반 소비’를 선호하면서, 제로웨이스트 카페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브랜드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제로웨이스트 카페 창업 사례를 분석하고, 공간 구성과 운영 전략, 그리고 수익 모델까지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친환경 카페에 관심 있는 예비 창업자 또는 업종 전환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에게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 운영은 재료 하나까지 철학이 깃든 공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로하우스 커피랩’은 실제 제로웨이스트 카페 운영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카페는 입구부터 일반 카페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플라스틱 간판 대신 업사이클링된 나무 간판, 자동문 대신 손으로 여는 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유리잔 진열장이 이 공간이 ‘다르다’는 것을 암시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최소한의 마감재만 사용했고, 대부분의 가구는 중고 가구를 수리해 재사용하거나 지역에서 수거된 폐목재를 리폼해 제작했다. 벽면엔 ‘제로웨이스트란 무엇인가’라는 설명과, 카페가 지향하는 가치들이 직접 손글씨로 적혀 있다. 공간 자체가 브랜드 스토리로 구성된 셈이다.
컵과 빨대는 모두 다회용으로 운영되며, 테이크아웃은 가능하지만 반드시 고객이 자신의 텀블러를 지참해야 한다. 이에 대한 공지가 입구와 주문대, 테이블에도 명확하게 표기돼 있고, 직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안내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고객은 단순한 ‘음료 구매자’가 아닌, 가치 소비를 실천하는 참여자로 전환된다.
또한 일부 테이블에는 재활용 가능한 자료나 환경 관련 소책자가 비치되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환경 이슈에 노출되게 만든다. 공간이 ‘환경 교육의 장’이 되는 셈이다.

 

제로웨이스트는 마케팅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제로웨이스트 카페는 인테리어나 용기 교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운영 전반에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진짜 제로웨이스트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로하우스 커피랩’은 원두 납품 시에도 일회용 포장을 거부하고, 리유저블 용기에 담긴 원두만을 받는다. 이 과정은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조율한 결과이며, 시작 당시에는 일부 원두 공급업체와의 협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식자재는 지역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공급받으며, 대부분 무포장·저포장 형태로 유통된다. 음료 메뉴 역시 계절 재료를 중심으로 간소하게 구성해 불필요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원두 찌꺼기는 지역 농가에 퇴비로 기부하거나, 매장에서 비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분해 제공한다.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매장 한쪽에 ‘텀블러 공유대’가 마련되어 있는데, 텀블러를 깜빡한 고객은 공유대의 텀블러를 무료로 사용하고, 사용 후 세척해 반납하면 된다. 이 작은 장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도 철학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의 운영 시스템 전반에 관통하는 철학과 실천이 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그 철학을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어야 비로소 브랜드에 신뢰가 생긴다.

 

 

제로웨이스트 카페는 환경과 경제의 공존은 가능한가

많은 이들이 ‘제로웨이스트 카페’라고 하면 수익이 낮고,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로하우스 커피랩’의 운영 사례는 그 인식을 깨준다. 이 카페는 오히려 고객당 객단가가 높고, 단골 비율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은 단순히 커피를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경험을 소비하러 오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또는 기관과의 협업이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제로웨이스트 관련 워크숍, 지속가능성 세미나, 친환경 바리스타 클래스 등 공간을 기반으로 한 B2B 수익 모델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자체 제작한 다회용 빨대, 천 컵받침, 업사이클링 소품 등을 판매해 부가 매출원도 다양화했다.
물론 초기에는 운영비 부담과 고객 교육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SNS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철학을 꾸준히 설명하고, 작지만 진정성 있는 운영으로 신뢰를 쌓았다. 결과적으로 이 카페는 한 해 2회 이상 방송·언론에 소개되었고, 브랜드 인지도는 입소문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는 단기 수익을 위한 모델이 아니다. 대신, 충성도 높은 고객층과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환경과 수익이 대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이며, 앞으로 더 많은 카페들이 이 흐름에 동참하길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