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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여행법 짐 싸기부터 숙소 선택까지 노하우제로웨이스트 2025. 7. 2. 12:09
여행을 떠나는 일은 많은 이들에게 휴식과 자유의 의미로 셀렘이 다가온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뒤 호텔 방 쓰레기통에 쌓인 일회용품, 공항에서 받은 비닐 포장, 편의점 간식 포장지들을 마주하면, 문득 의문이 생긴다. 여행 중엔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불가능한 걸까?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낯선 장소에서의 제약, 제한된 짐, 빠듯한 일정은 ‘환경까지 챙기기엔 무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여행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여행 중에도 제로웨이스트는 충분히 실천 가능하며, 오히려 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짐을 꾸리는 순간부터 선택은 시작된다. 무엇을 챙길 것인지, 무엇을 소비할 것인지, 그리고 어디서 묵을 것인지까지. 제로웨이스트 여행은 절대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계획하는 여행 방식일 뿐이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떠났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짐 싸기부터 숙소 선택, 현지 소비 방식까지의 실천 노하우를 공유한다. 여행지에서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지구와의 약속을 잠시도 멈추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제로웨이스트 여행 짐 싸기: 최소한의 짐, 최대한의 도구
제로웨이스트 여행의 핵심은 ‘가볍게’가 아니라 ‘의도 있게’ 짐을 꾸리는 것이다. 나는 여행 전 가장 먼저 다회용품부터 준비한다. 텀블러, 수저 세트, 손수건, 고체 샴푸바, 천 가방, 비누망 등은 매번 챙기는 기본 세트다.
텀블러는 공항, 기차역, 숙소에서 음료를 받아 마실 때 유용하고, 손수건은 손 닦기부터 포장 대신까지 다방면으로 쓰인다. 고체 세제류는 액체 제한이 있는 비행 시에도 유용하며,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완전히 피할 수 있다.
나는 패킹 리스트를 ‘일회용 대체용품’ 중심으로 작성한다. 치약 대신 고체 치약 정, 일반 비닐봉투 대신 접이식 장바구니, 포장 간식 대신 수제 간식이나 견과류를 담을 작은 통 등을 준비한다. 이렇게 하면 현지에서 갑자기 필요한 것을 구매할 일이 줄고, 그만큼 쓰레기도 줄어든다.
의류는 꼭 필요한 것만 챙기되, 세탁 가능한 소재와 빠르게 마르는 원단 위주로 선택한다. 호텔에서 매일 제공하는 세탁 비닐을 거절하고, 다회용 세탁망이나 작은 빨래줄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비닐 사용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짐을 준비할 때부터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면, 여행 내내 일회용에 손이 갈 일이 줄어든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은 ‘챙기는 물건의 개수’가 아니라, ‘쓰레기를 줄이는 기능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이동과 현지에서의 제로웨이스트 실천법
여행 중 제로웨이스트를 지키는 가장 큰 도전은 이동 과정과 현지 소비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 식사, 관광 등의 순간마다 일회용 제품이 자연스럽게 제공된다. 나는 이럴 때 ‘받지 않기’, ‘거절하기’, ‘준비하기’라는 3단계 전략을 따른다.
우선, 공항이나 터미널에서는 기본적으로 물병 리필 가능한 공간을 미리 확인한다. 대부분 국제공항에는 정수기나 급수기가 설치돼 있어 텀블러만 있으면 생수 구매 없이도 해결이 가능하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물티슈, 플라스틱컵도 정중히 거절하면 된다.
현지에서 식사를 할 때는 포장보다 매장 이용을 선호하고, 테이크아웃 시에는 내 텀블러나 용기를 제안해본다. 물론 모든 곳에서 가능한 건 아니지만, 특히 환경 인식이 높은 도시나 비건 카페에서는 오히려 반기기도 한다.
쇼핑 시에는 무포장 상품, 현지 수공예품, 식재료 중심으로 소비를 조절한다. 특히 재래시장이나 로컬 마켓은 환경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고려한 소비가 가능하다. 나는 장바구니와 다회용 지퍼백을 들고 다니며 현지 간식이나 과일을 포장 없이 구매하곤 한다.
관광지에서는 인쇄물 대신 디지털 안내서나 모바일 티켓 사용을 선호하고, 기념품도 사용성 있는 소품 중심으로 고른다. 나무 빗, 대나무 칫솔, 천 가방 등은 여행 후에도 생활에서 계속 쓰일 수 있어 의미 있다.
작은 선택이지만,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여행을 만드는 퍼즐 조각이 된다.제로웨이스트 여행 숙소 선택과 마무리 루틴
제로웨이스트 여행에서 숙소는 단순한 쉼의 공간을 넘어, 쓰레기 발생을 막는 중요한 실천의 공간이 된다. 나는 숙소를 예약할 때 몇 가지 기준을 세운다.
첫째, 개별 포장이 최소화된 어메니티 사용 여부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고체 비누를 제공하거나 디스펜서형 샴푸를 사용하는 숙소도 늘고 있으며, 친환경 운영 인증을 받은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둘째, 세탁물, 수건 교체 주기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매일 새 수건을 받는 대신, 연박 중 동일 수건 사용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원이 절약된다.
셋째, 로컬과 연결된 숙소인지도 고려한다. 현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숙소는 대형 호텔보다 친환경 요소를 더 자율적으로 실천하고, 소비자와의 접점도 더 유연하게 만든다.
여행의 마무리도 중요하다. 나는 숙소를 떠나기 전 항상 내가 남긴 쓰레기를 점검하고, 일회용이 아닌 품목들은 모두 다시 챙겨온다. 남은 음식이 있다면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냉장 보관 요청을 하거나, 도시락 통에 담아 이동하면서 소비한다.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떠나는 일은 단순한 정리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여행의 완성이며, 환경에 대한 예의를 실천으로 보여주는 작고 단단한 약속이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은 복잡하지 않다. 단지 더 배려하고, 더 생각하는 여행일 뿐이다.'제로웨이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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