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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웨이스트 실천 1년 차의 현실 후기와 지속 노하우
    제로웨이스트 2025. 7. 6. 17:23

    나는 1년 전,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 한 편을 계기로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결심하게 되었다. 바다를 뒤덮은 플라스틱, 땅에 쌓이는 쓰레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본 후,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무심하게 ‘버리는 삶’을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당시 나는 직장인으로 매일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택배 박스와 커피컵으로 책상이 뒤덮인 채 생활하고 있었다. 당장 ‘제로웨이스트’를 완벽히 실천하는 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한 번이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작게 시작했다.
    나의 제로웨이스트 1년 차는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현실과의 타협 속에서도 이어가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이 글에서는 그 1년간의 경험을 솔직하게 정리하고, 지속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누군가의 100%보다, 모두의 1%가 낫다’는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 시간들이었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환경 실천이 단지 올바름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가능한 방식’을 찾는 유연함이라는 것도 배웠다. 그 깨달음은 나의 소비 태도와 삶의 속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중 마주한 현실의 벽

     

    실천 초기에는 ‘재활용을 철저히 하자’,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쓰자’, ‘포장재가 없는 제품을 찾자’ 같은 다짐을 했다. 그런데 막상 실천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많은 장벽과 불편함에 부딪히게 되었다.

    가장 먼저 느낀 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일회용 전제의 구조’ 위에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마트나 편의점에서 무포장 제품은 거의 없고, 세제나 식료품을 리필할 수 있는 공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나의 시도가 “왜 이렇게까지 해?”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또 하나의 큰 장벽은 시간과 에너지였다. 포장재 없는 제품을 사기 위해 더 멀리 있는 가게로 이동하거나, 세제를 직접 만들어 써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피로가 누적됐다. 일상에서 ‘편리함’을 희생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심리적 외로움도 따랐다.

    게다가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때로 비용 부담도 있었다. 다회용기를 준비하고, 천 가방과 손수건을 구입하며 초기 비용이 늘어났고, 리필스테이션이나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았다. 처음엔 “지구를 위해 투자하는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매달 지속되니 현실적인 유지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이렇게 3~4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완벽하게 실천하려 하지 말자’는 마인드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때부터 내 삶의 조건 안에서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조정했고, 오히려 실천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1년 차의 현실 후기

    현실 속에서 찾은 나만의 제로웨이스트 지속 노하우

     

    1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내가 체득한 가장 큰 깨달음은, 제로웨이스트는 ‘일관된 대의’가 아니라 ‘유연한 습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내가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는 주요 실천 노하우들이다.

    첫째, ‘완벽주의’를 버리고 기준을 스스로 정하라. 모든 포장을 피하고, 일회용품을 완전히 끊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나는 ‘내가 매일 쓰는 것부터 바꾸자’고 기준을 낮췄고, 그렇게 매일 텀블러, 손수건, 장바구니를 챙기는 게 일상이 됐다.

    둘째, ‘반복되는 구매 패턴’을 먼저 점검하라. 내가 자주 쓰는 물건, 자주 가는 장소부터 바꾸는 게 효과적이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가는 카페에 다회용기 스탬프 시스템을 제안하거나, 매달 정기구매하는 물품은 친환경 포장 제품으로 전환했다.

    셋째, 주변 사람과 함께하라. 혼자 실천하는 건 쉽게 포기할 수 있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면 지속 동력이 생긴다. SNS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가’ 계정을 팔로우하고, 관련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면서 피드백과 응원을 주고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넷째, 성공보다 과정에 집중하라. 매달 ‘이번 달 내가 줄인 쓰레기는 무엇인가’를 체크하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한 달에 플라스틱 컵을 20개 줄인 것만으로도 뿌듯했고, 정답이 아닌 변화의 누적에 주목했다.

    이런 방식으로 기준을 조절하고, 작은 성공을 반복하다 보니 1년이 지나도 ‘지쳤다’는 느낌보다 ‘이게 내 루틴이 됐구나’라는 자각이 더 컸다.

     

     

    제로웨이스트는 운동이 아니라 생활의 언어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1년 차를 돌아보면, 완벽하게 쓰레기를 없앤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동안 버림에 대한 태도와 소비에 대한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물건을 살 때 “이건 나중에 어디로 갈까?”, “포장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를 자동으로 떠올리게 된다. 이런 질문이 습관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변화이자 성과다.
    나는 제로웨이스트를 거창한 환경 운동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매일의 선택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이며, 지속 가능한 나의 언어가 되었다.
    실천은 때로 지치고, 때로 실패도 하지만, ‘줄이려는 노력’만으로도 이미 나는 충분히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완벽한 제로웨이스트를 목표로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오늘도 어제보다 하나라도 덜 버리는 선택을 하고, 누군가에게 이 실천을 전염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작고 조용한 실천이 모여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꾼다. 그 출발점은 늘 지금, 내 손 안에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만의 실천이 아니라, 내 주변을 조금씩 바꾸는 작은 영향력의 시작이기도 하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면, 그 변화는 상상이상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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