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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시작 100일 후 느낀 장점과 한계제로웨이스트 2025. 7. 23. 22:53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기 전, 나는 이 실천이 생각보다 간단할 거라 믿었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플라스틱 대신 유리나 천 제품을 사용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실천해본 100일 동안 나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과 수많은 불편을 마주했고, 동시에 작지만 확실한 변화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었고, 소비 습관과 인간관계, 시간 사용 방식까지 영향을 주는 생활 전체의 전환이었다. 이 글은 내가 직접 겪은 제로웨이스트 실천 100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장점과 한계를 솔직하게 정리한 후기다.
100일이라는 시간은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안에서 수많은 판단과 선택이 일어나고, 감정의 변화도 복잡하게 겹친다. 나는 환경을 위한다는 사명감만으로는 이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대신 나에게 맞는 지속 가능한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 글이 제로웨이스트에 관심 있는 누군가에게 현실적인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
제로웨이스트를 100일간 실천하며 느낀 장점 의식의 변화, 소비의 절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장점은 ‘의식의 변화’다. 매일 쓰는 물건 하나하나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고, 소비를 할 때도 그 물건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버려질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포장 디자인이나 브랜드 네임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포장재의 재활용 가능성, 제품의 수명, 사용 후 폐기 방식까지 고려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식의 전환은 곧 소비 습관의 변화로 이어졌다. 예전에는 마트에 가면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담았고, 세일 품목을 보면 고민 없이 구매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쪽으로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특히 포장 없는 제품을 찾다 보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 자체가 ‘충동구매’라는 함정을 피하게 만들어준다.
실제로 나는 지난 3개월 동안 의식적인 소비 덕분에 월 평균 지출이 약 10~15% 감소했다.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과 리필숍을 이용하면서 식재료의 낭비도 줄었고, 불필요한 생활용품 구매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물건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사서 아무렇게나 버리던 제품이 아닌, 고민 끝에 선택한 제품은 오래 쓰게 되고, 자연히 쓰레기도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얻게 된 ‘선택의 기준’은 환경뿐 아니라 내 삶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더 이상 유행이나 광고에 흔들리지 않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기준으로 물건을 선택하는 습관은 삶의 자율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과정에서 마주한 한계 불편함, 사회적 시선, 비용
제로웨이스트의 장점만큼이나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편함’이다. 포장 없는 제품을 찾기 위해 일반 마트 대신 리필숍이나 재래시장까지 이동해야 했고, 텀블러·장바구니·수저세트 등 매일 챙겨야 할 물건이 늘어나면서 가방이 무거워졌다.
또한,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회식 자리, 출장, 외부 미팅처럼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했고, 그럴 때마다 “이래서야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했다. 이런 감정은 실천 의지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사회적 시선도 걸림돌이었다. 시장에서 용기를 꺼내면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반응을 들을 때가 있었고, 카페에서 텀블러를 꺼낼 때 직원이 난처해하는 눈빛을 줄 때면 괜히 위축되기도 했다.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도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처럼 느껴질 때, 자주 괴로움을 느꼈다.
비용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었다. 처음 다회용 제품을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친환경 브랜드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30~50% 비싸게 형성되어 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반복 소비가 줄어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이라는 걸 체감했지만, 초반의 진입장벽은 꽤 높았다는 게 솔직한 경험이다.
이처럼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한 ‘습관 변화’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의 마찰 속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실천이 어려운 순간이 많았고, 완벽하게 지키기보다 포기하고 싶은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을 견디며, ‘지속 가능한 방식’이 무엇인지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100일 후의 시선 – 완벽함보다 지속 가능성을 택하다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나는 삶의 기준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쓰레기 없는 삶’을 목표로 삼았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낭비로 최대한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삶’이라는 방향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나는 더 이상 모든 일회용품을 거부하지 않는다. 대신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지 않고,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우선순위에 둔다. 때론 어쩔 수 없는 일회용 사용도 인정하고, 대신 다른 영역에서 실천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이 유연함이야말로 내가 100일을 견디며 얻은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한 실천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한 실천을 지속하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내 일상은 여전히 바쁘고, 내가 바꿀 수 없는 구조도 많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나는 ‘한 발 더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작은 선택이 모여 나만의 루틴이 되었다.
100일 전에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생활을 통제했다면, 지금은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적용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다.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한 사람이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다고 믿는 사람이 꾸준히 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꾸준함이 결국 변화를 만든다는 걸, 나는 지금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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